Artist Statement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은 어린 시절 동심(童心)으로부터 품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감성을 동화 그림과 같은 색채와 형상으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하였다.자신의 그림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에 대해, 그리고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작품 속에 지속적으로 자신을 등장시키며 자전적 고백과도 같은 작업을 보여주었다.
나에게 동심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상실감을 주는 슬픔이자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담은 동경의 대상이다. 『미술사 방법론』을 저술한 로리 슈나이더 애덤스(Laurie Schneider Adams)는 “미술가가 작품을 창조할 때 틀림없이 무의식 속에 있는 과거 유아기의 본능을 일깨워 그것을 현재시점에서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라 하였다. 나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유년시절에 대한 아련한 감정과 경험을 현재로 불러들여 바라봄으로써 위안을 얻는다.동심이란 세계는 감성적이고 현실과 먼 꿈같은 주관적 세계로 자기중심적이자 자의적인 표현이 가능한 정서적 공간으로서 마음의 평안함과 휴식을 주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유년기의 시공간을 ‘궁전(Palace)’으로 전환시키고 관객들을 그곳으로 초대한다. 좁게는 고립된 영역으로서 자신만의 방이지만 넓게는 유희의 공간이고, 번잡한 현실의 치열함과 일상의 고단함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이기도 하다.이렇게 이상적인 공간을 가설하고 그 안에 행복한 상상의 이야기를 쌓아낸다. 차가운 현실을 밝고 따뜻하게 감싸주듯, 채도가 낮고 명도가 높은 그라데이션된 파스텔 톤은 백색의 도자 바탕에 부드럽게 녹아있다.몽롱한 색감과 흐릿한 경계선을 가진 표면에 나뭇잎 모양과 같은 음양각의 자연적 이미지의 장식까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감각적 경험을 확장시켜간다. 
이러한 조형작업과 더불어 실용과 기능을 겸비한 생활자기 작업이 있다.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동화를 마시다>라는 주제 아래, 그라데이션된 색감과 부조로 장식적 요소들은 조형작업의 축소판이다. 마치 동화 속 주인공들의 실제 테이블 위를 보는 듯한 달콤한 상상력을 가득 담은 도자기이다.직관적인 대상에 반응하는 아이들을 쉽게 이해시키는 동화처럼, 작품은 보는 이들의 반응을 이끌어 우리 기억 속에 편린으로 자리 잡아온 순수한 감성을 다시 되살리고자 한다.나는 내가 만들어 놓은 작은 성, 동화 속 풍경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나와 같은 시점을 공유하는 은밀한 삶을 꿈꾸어 본다.조형과 실용을 모두 아우르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느리게 만드는 과정의 시간을 즐겁게 음미하고 소요하는 내가 선보이는 자유로운 상상들 속에서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all rights reserved by SERIHAN